[현철씨 수사 스케치]『대선잔여금 말할단계 아니다』

  • 입력 1997년 5월 19일 20시 47분


○…沈在淪(심재륜)대검 중수부장은 19일 오전 출근길에 金賢哲(김현철)씨 비자금의 원천으로 추정되는 대선자금 잔여분에 대한 수사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할 일이 많다는 사실만 알아달라』며 언급을 회피. 한 수사관계자는 『검찰이 이미 밝혀낸 현철씨 비자금의 출처와 사용처에 대해 자금추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대선자금 잔여분 문제는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해 사실상 대선자금 잔여분에 대한 수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 ○…金己燮(김기섭)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이날 오후 3시경 대검 청사 1층 로비에서 굳은 표정으로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한 뒤 검찰 승용차편으로 서울구치소로 직행. 김 전차장은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시인하느냐』는 등의기자들의 질문에 함구로 일관했으나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현철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눈물을 글썽. 한편 서울지법 申亨根(신형근)영장전담판사는 김 전차장을 상대로 오전 10시경 『소명자료가 충분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영장을 발부. ○…검찰은 이날 오전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 부자와 「정태수 리스트」에 올라있는 국회의원의 보강조사를 위해 보좌진을 불러 「정태수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가 임박한 분위기. 金相喜(김상희)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번 주내에 정치인 수사를 마무리해야 될 것 같다』며 『여론도 정치인 수사를 빨리 매듭짓기를 바라지않느냐』고반문. ○…일부 언론에 현철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진 金碩洙(김석수)전대법관은 19일 『현철씨측에서 아무 연락도 받지 않았다』며 선임사실을 부인. 그는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가 1심이나 형사사건을 맡는 것은 후배 재판관들에게 민망한 짓』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에 선관위의 공신력에도 타격을 줄 수 있어 사건을 맡을 수 없다』고 설명. ○…김기섭전차장이 구속된데 대해 안기부 관계자는 『검찰이 국가최고 정보기관의 차장 출신 인사를 구속한 것은 검찰의 지나친 독주』라며 『이번 일로 같은 국가기관 사이에 서로를 존중하는 관례가 없어진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 〈김재호·이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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