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賢哲(김현철)씨 변호인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현철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余尙奎(여상규)변호사는 23일 오후 검찰과 법원에 변호인 선임계를 냈다.
여변호사는 서울지법 형사 단독판사로 있다가 지난 93년 1월 변호사로 개업했다. 그는 이른바 전관예우(前官禮遇)의 「약효」도 끝난지 오래된 평범한 변호사다.
『현철씨와는 일면식도 없었다』는 여변호사는 인연이라면 현철씨의 부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경남고 후배라는 것 정도라고 말했다.
여변호사는 『현철씨가 나같은 평범한 변호사를 선임한 것은 더 이상 물의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자숙의 뜻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1일 현철씨 부인이 전화를 걸어와 변호사 선임을 간곡히 부탁했고 다음날 부인을 직접 만나 선임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변호사는 『아마 현철씨 측근 중에서 누가 나를 추천했고 현철씨도 실무형 변호사로 나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사 수임료도 다른 사건과 다르지 않다는 것.
여변호사는 2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현철씨를 접견, 한시간 동안 변론방향 등에 대해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철씨가 평상심을 찾고 있다. 억울함과 분노의 감정도 많이 삭였고 다만 아버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 이외에는 현철씨 면회자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여변호사는 검찰수사 결과에 대해 현철씨가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의 형사처벌을 면제해주기로 하고 이씨에게 진술을 강요해 나의 혐의를 꿰맞춰 파렴치범으로 몬 것 같다. 나는 결코 청탁을 대가로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심우 사장 朴泰重(박태중)씨도 서울지법 형사단독판사 출신의 李昌學(이창학)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수형·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