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입장표명 혼선…비서진 건의에 金대통령 침묵

  • 입력 1997년 5월 27일 07시 50분


92년 대선자금 공개 문제와 관련, 야권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하야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여권이 난조(亂調)에 빠져들고 있다. 김대통령과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가 지난 23일 주례회동에서 대선자금 공개불가 원칙을 정한데 대해 여론의 비난이 고조되자 청와대의 보좌진은 26일 김대통령에게 직접 입장표명 등 「재고(再考)」를 건의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보좌진의 건의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난조와 관련, 여권안팎에서는 『대선자금 문제와 같은 중요한 정치현안에 대해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청와대와 신한국당 수뇌부의 대처방식의 문제』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 김대통령이나 이대표나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면서 내부 의견을 정상적인 채널과 과정을 통해 수렴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앞으로 또 어떤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질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6일 『대선자금 문제가 정국악화의 시발점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입장표명과 관련해) 김대통령에게 다시 절박한 건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대통령이 오는 29일 여당내의 대선예비주자들과 가질 오찬회동에서 간접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대국민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은 만큼 내주중 적당한 시점을 택해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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