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위해서는 잘라야 하고 그간의 정(情)을 생각하면 차마 못할 짓이고… 「공」과 「사」를 오가며 줄타기하는 기분입니다』
지난달 30일 대대적인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한 쌍용자동차 인사담당 임원 A씨의 하소연이다. 이번 조치로 3백여명의 임직원들이 직장을 떠나야 한다.
『이번에 임원 8명이 옷을 벗는데 회사에서 간혹 마주치면 고개를 못 들어요. 그래도 어쩝니까. 회사가 살아야 하는데…』
A씨는 요즘같은 불황기에 회사를 떠나는 사람 못지않게 밤잠을 설치는 사람이 아마도 인사담당자일 것이라고 말한다. 대상자를 정하라는 회사의 독촉은 심하고 아래에서 쳐다보는 눈은 따갑기 때문이다.
그런 탓일까. 쌍용자동차의 인력조정 발표도 예외없이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이뤄졌다. 직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그는 『나가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감정으로 대응하지 말고 회사의 결정을 이해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본의아니게 「저승사자」역을 맡은 인사담당자들. 불황의 또다른 희생자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