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권씨 사망]전남大서도 「폭행치사」 의혹

  • 입력 1997년 6월 6일 09시 44분


경찰이 지난달 전남대 구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李鍾權(이종권·25·무직·전남 장성군 남면 분향리)씨가 폭행을 당한 끝에 숨졌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광주북부경찰서는 이날 『지난달 27일 오전3시35분경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대강당 옆 잔디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씨의 시체를 검안한데 이어 이씨 가족을 만난 결과 타살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의 어머니 이모씨(60)가 경찰에 찾아와 아들이 숨지기 전날인 지난달 26일 오후9시경 20대 남자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 「고교동창」이라고 밝힌 뒤 이씨의 직업과 대학재학 여부 등을 물은 사실이 있다고 전해왔다는 것이다. 당시 이씨가 「동창이라면서 그것도 모르느냐」고 다그치자 20대 남자는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며 아무래도 이상하게 여겨져 경찰에 알렸다고 말했다는 것. 경찰은 또 『발견 직후 시체를 검안한 결과 전신에 타박상과 양허벅지와 손목 등에 짙은 피멍이 남아 있었고 왼쪽 갈비뼈 두개도 부러져 있는 등 외부충격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체발견 장소가 잔디밭이고 △전날밤 비가 내렸는데도 시체 및 의복에 잔디나 흙이 전혀 묻어 있지 않은데다 △신원을 확인해 줄 소지품이 전혀 없었던 점 등이 실내에서 숨진 뒤 유기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시체를 처음 발견했다고 신고한 전모씨(25)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수배중이라는 이유로 출두를 거부하고 있으며 다른 목격자들도 모두 출석을 거부, 단 한차례 조사도 벌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신고 당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잔디밭에서 신음중인 청년을 전남대 학생회관 2층 동아리방으로 옮겨 구급약을 먹이는 등 조치했으나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가 숨지기 전날인 지난달 26일 오후 전남대에서는 학생 5백여명이 「남총련반미투쟁선포식」을 가졌으며 이날 밤 전남대 안에는 수배자를 포함해 1백여명이 있었다. 경찰은 『아직 프락치로 오인돼 폭행치사를 당했을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리기 어려운 상태』라며 『신고한 전씨 등 목격자들의 조속한 출두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김 권·정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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