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의 대북구호물자가 북한측에 수송되기 시작한 12일 북한과 중국국경은 지극히 평화로웠다. 지원구호곡물 5만t중 1차지원분 옥수수는 중국의 단동(丹東)에서 신의주로, 집안(集安)에서 만포로 수송됐으며 도문(圖們)에서 남양으로 가는 곡물은 13일부터 인도된다.
○…단동에 머물고있던 高永基(고영기)李容憲(이용헌)崔鍾彩(최종채)씨 등 3명의 대한적십자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10분(한국시간 11시10분·이하 한국시간)경 출발, 통관수속을 마친 뒤 중국측이 제공한 승용차로 압록강 철교를 건너 신의주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북한 적십자회 이호림부부장의 영접을 받았다. 한적 대표단은 시간에 맞춰 열차로 운송돼 온 옥수수가루 1천20t을 11시반경 북측에 인도.
○…단동∼신의주까지 옥수수가루 전달에 이용된 열차는 고려합섬 북경지사와 조선족 李春華(이춘화·58)씨가 운영하는 조화그룹이 준비한 중국 국적의 컨테이너식 화물객차 16량과 북한 소속의 기관차 1량 등 총 17량.
앞으로 3천2백40t의 옥수수가루가 추가로 단동에서 신의주로 전달될 예정이나 열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확한 전달 날짜는 밝힐 수 없다고 한적 관계자들은 설명.
○…도문에서 대기중인 한적 대표단 3명은 12일 아침 일찍 숙소를 출발, 도문역에 들러 화물도착 상황을 알아본 뒤 세관으로 직행. 약 30분만에 입북 수속을 마친 대표단은 10시30분경 4백90m 길이의 도문대교를 걸어서 건너 5분여만에 북측지역에 도착, 마중나온 북한적십자회 3명과 반갑게 악수를 교환.
○…옥수수를 실은 열차가 머물고 있는 도문역은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한 분위기. 장춘(長春)을 거쳐 도문역에 도착한 열차는 이 곳에서 북한기관차가 끌고갈 예정. 이는 중국 북한간 화물열차운행규정에 의해 홀수 해에는 북한 기관차가, 짝수 해에는 중국기관차가 맡기로 돼 있기 때문.
중국측은 한번에 60t의 옥수수를 실은 열차 30량을 끌고갈 수 있으나 북한 기관차의 성능 및 하역능력 등의 이유로 한번에 1천t씩 이틀간격으로 보내달라고 북측이 요청했다고 한적대표단이 설명.
○…집안∼만포 운송로의 경우 다른 2곳에 비해 통신시설 등이 나빠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대표단만 북측지역으로 들어갔으며 곡물수송은 다소 지연될 듯.
○…중국정부는 옥수수전달을 취재하기위해 한국기자들이 대거 朝中(조중)국경지역으로 몰려들자 보도진을 호텔에 연금하는 등 통제를 강화.
단동에서 12일 오전 공안들이 한적 대표단과 옥수수가루를 실은 열차가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향하는 모습을 취재하던 한국보도진과 외신기자 등 9명을 연행해 숙소인 국제호텔에 연금.
공안원측은 취재활동에 대해 자술서를 쓰게 한 뒤 방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 이들은 또 『2시반 이후에 취재를 재개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기자단에 통보한 뒤 감감 무소식.
곡물이 13일 인도되는 도문에서도 현지공안원은 기자에게 『조심하라. 성(省)공안이 나와 있다』고 경고.
〈단동·집안·도문〓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