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赤 北식량 직접전달]대표 압록강건너 5분만에 入北

  • 입력 1997년 6월 12일 20시 14분


대한적십자사의 대북구호물자가 북한측에 수송되기 시작한 12일 북한과 중국국경은 지극히 평화로웠다. 지원구호곡물 5만t중 1차지원분 옥수수는 중국의 단동(丹東)에서 신의주로, 집안(集安)에서 만포로 수송됐으며 도문(圖們)에서 남양으로 가는 곡물은 13일부터 인도된다. ○…단동에 머물고있던 高永基(고영기)李容憲(이용헌)崔鍾彩(최종채)씨 등 3명의 대한적십자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10분(한국시간 11시10분·이하 한국시간)경 출발, 통관수속을 마친 뒤 중국측이 제공한 승용차로 압록강 철교를 건너 신의주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북한 적십자회 이호림부부장의 영접을 받았다. 한적 대표단은 시간에 맞춰 열차로 운송돼 온 옥수수가루 1천20t을 11시반경 북측에 인도. ○…단동∼신의주까지 옥수수가루 전달에 이용된 열차는 고려합섬 북경지사와 조선족 李春華(이춘화·58)씨가 운영하는 조화그룹이 준비한 중국 국적의 컨테이너식 화물객차 16량과 북한 소속의 기관차 1량 등 총 17량. 앞으로 3천2백40t의 옥수수가루가 추가로 단동에서 신의주로 전달될 예정이나 열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확한 전달 날짜는 밝힐 수 없다고 한적 관계자들은 설명. ○…도문에서 대기중인 한적 대표단 3명은 12일 아침 일찍 숙소를 출발, 도문역에 들러 화물도착 상황을 알아본 뒤 세관으로 직행. 약 30분만에 입북 수속을 마친 대표단은 10시30분경 4백90m 길이의 도문대교를 걸어서 건너 5분여만에 북측지역에 도착, 마중나온 북한적십자회 3명과 반갑게 악수를 교환. ○…옥수수를 실은 열차가 머물고 있는 도문역은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한 분위기. 장춘(長春)을 거쳐 도문역에 도착한 열차는 이 곳에서 북한기관차가 끌고갈 예정. 이는 중국 북한간 화물열차운행규정에 의해 홀수 해에는 북한 기관차가, 짝수 해에는 중국기관차가 맡기로 돼 있기 때문. 중국측은 한번에 60t의 옥수수를 실은 열차 30량을 끌고갈 수 있으나 북한 기관차의 성능 및 하역능력 등의 이유로 한번에 1천t씩 이틀간격으로 보내달라고 북측이 요청했다고 한적대표단이 설명. ○…집안∼만포 운송로의 경우 다른 2곳에 비해 통신시설 등이 나빠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대표단만 북측지역으로 들어갔으며 곡물수송은 다소 지연될 듯. ○…중국정부는 옥수수전달을 취재하기위해 한국기자들이 대거 朝中(조중)국경지역으로 몰려들자 보도진을 호텔에 연금하는 등 통제를 강화. 단동에서 12일 오전 공안들이 한적 대표단과 옥수수가루를 실은 열차가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향하는 모습을 취재하던 한국보도진과 외신기자 등 9명을 연행해 숙소인 국제호텔에 연금. 공안원측은 취재활동에 대해 자술서를 쓰게 한 뒤 방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 이들은 또 『2시반 이후에 취재를 재개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기자단에 통보한 뒤 감감 무소식. 곡물이 13일 인도되는 도문에서도 현지공안원은 기자에게 『조심하라. 성(省)공안이 나와 있다』고 경고. 〈단동·집안·도문〓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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