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부모라도 입시지옥에서 자녀를 해방시키고 과외비 부담을 덜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을 것이다. 과외야말로 가계와 국가경제를 주름지게 하고 학교교육을 왜곡시킬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과 육체를 황폐하게 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학벌중시 풍조가 뿌리깊이 만연해 있어 우리는 「백약이 무효」라는 처방경험마저 갖고 있다. 오직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길만이 과외퇴치의 왕도인 셈이다. 정부도 국민총생산(GNP)의 5%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4차에 걸쳐 1백23개 개혁과제를 종합 추진하고 있다. 교육개혁이야말로 과외수요를 근본부터 억제하는 대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혁이 실효성을 갖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따라서 불법 고액과외를 강력히 단속하는 한편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과외수요를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단기대책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나아가 과외를 학교와 집안으로 끌어들이고 학교교육을 보완 심화하기 위해 오는 8월25일부터 위성교육방송을 실시하게 된다. 학부모들의 바람인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노력의 하나다.
그동안 위성교육방송에 대한 비판과 우려도 물론 많았다. 대체로 △교육본질 훼손 △교원 입지 축소 △학생부담 가중 △준비부족으로 인한 졸속 △실효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요약된다. 모두 중요하고 핵심적인 문제제기로 보이며 정부로서도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겠다. 하지만 위성교육방송이 국가가 방송을 통해 과외를 하거나 학교교육을 대체하겠다는 의도를 지닌 것은 결코 아니다. 어디까지나 학교교육을 보완 심화하는 보조교육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통합교과적으로 인도함으로써 「쪽집게」식의 학원과외와 차별화해 과외도 없애고 교육도 정상화하자는 의도다. 실제로 도서 벽지 오지 등 전국적으로 36%에 이르는 교육방송 난시청지역 학생들은 학교교육 외에는 아무런 교육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에게도 수준높은 보충학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분교를 포함한 전국의 1만1천2백79개 초중고교에는 오는 8월초까지 수신장치 설치를 완료하고 교실마다 TV를 비치할 예정이다. 한편 수신장치 설치비가 가계에 미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계유선방송과 케이블TV를 통한 시청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위성교육방송이 성공하려면 학부모 교사 전문가 학생 등 교육가족 전체의 동참의식이 절실하다.
서삼영<교육부 교육정보관리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