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개정이후 첫 노사분규 계절을 맞아 노동부근로감독관들이 「사용자 편만 드는 간섭자」란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노사중재자로 변신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24일 오후 경기 오산시에 있는 동신제약㈜. 25시간동안 계속된 노사간 마라톤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순간 노동부 수원지방노동사무소 소속 河鍾植(하종식·47) 金元植(김원식·41)근로감독관은 누적된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낡은 소파에 쓰러져 버렸다.
노사협상이 결렬된 날부터 공장 회의실 옆 한 귀퉁이 소파에서 숙식하며 적극적으로 중재한지 6일째였다.
이들의 도움에 힘입어 결국 올해 제약업계 임금교섭의 시금석이었던 이 회사의 노사분규는 큰 불상사 없이 마무리됐다.
최근 이 회사 申鎭澈(신진철)대표이사는 노동부에 편지를 보내 「근로감독관들이 단 한끼의 식사 제공도 거부하는 등 절도있는 자세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줘 놀라웠다」며 이들의 노력을 높이 산다는 뜻을 전했고 한국노총 간부들도 최근 특강 등에서 이들의 예를 들곤 한다.
지난주 노사협상을 마무리지은 경기 부천시의 경원세기㈜, 대흥기계공업㈜ 등에서도 『근로감독관들이 마치 대기업 세일즈맨들처럼 뛰어다녔다』는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일선 노동현장을 뛰고 있는 근로감독관은 총 6백76명. 대부분 6,7급의 중하위직 공무원이지만 노사 양측의 노동법위반 여부를 감독하고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도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이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