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괴문서(怪文書)」파문이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李壽成(이수성) 가계(家系) 특성」이라는 흑색선전물을 놓고 이수성후보를 비롯한 「反 李會昌(반 이회창)」진영은 이회창후보측을 진원지(震源地)로 지목하고 있고 이회창후보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검찰수사를 요구하는 등 일전불사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당지도부는 일단 출처조사에 착수하고 「당외(黨外)세력」의 소행이 아니겠느냐며 내분수습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건이 특정 경선후보가 「음해공작」차원에서 만든 것으로 드러날 경우 그 후유증은 걷잡을 수 없을 것같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출처조사요청서를 접수시킨 이수성후보는 지난 5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일제때 학병지원 권유연설과 창씨개명까지 거부하며 민족주의자로 살아오신 아버님을 친일파(親日派)라고 모략하는 괴문서가 나돌고 있는데 대해 슬픔을 금치 못하겠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회창후보 진영의 경선대책위원장인 黃珞周(황낙주)전 국회의장은 「이회창 진영 진원지설(說)」이 퍼지자 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괴문서의 내용을 볼 때 치밀한 계획을 세워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서라도 이런 비열한 작태는 뿌리뽑아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위원장은 또 이회창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朴佑炳(박우병)의원의 비서관인 李炳夏(이병하)씨가 「이수성 가계 특성」을 보도해달라며 주간 내일신문에 찾아갔다가 거절당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이씨는 내일신문에 찾아간 일조차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지난4일 기자회견을 갖고 같은 해명을 했었다.
이회창후보 진영은 이와 함께 「이회창 대해부」라는 괴문서의 작성과 배포경위도 조사해달라고 당 선관위에 요청했다.
그러나 파문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李漢東(이한동) 金德龍(김덕룡)후보진영은 각각 경선본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특히 김후보 진영의 대변인인 李源馥(이원복)의원은 『이른바 「이수성 가계 특성」이라는 흑색선전물이 이회창후보측 사람에 의해 살포되고 더구나 이후보가 대표로 재직하던 때 언론보도요청까지 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朴燦鍾(박찬종)후보도 6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총재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괴문서파문이 검찰수사로까지 치달을 경우 경선구도 자체가 지각변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