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도시들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큰 진통을 겪고 있다. 당초부터 도시들이 자족적인 기능을 갖춘 도시로 설계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철도 고속도로 국도 등으로 서울과 연결된 구도시들은 70년대 이후 성장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서울의 주변지역으로 도시 규모에 맞지않은 급속한 팽창을 해왔다.
또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5개 신도시는 서울의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89년 채택된 주택 2백만호 건설계획에 따라 불과 10년도 걸리지 않고 초고속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교통난 쓰레기처리시설 부족, 문화 및 공공시설 미비 등 수도권 도시들은 공통적인 난제를 안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려운 문제가 교통난이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수도권의 자동차등록 대수는 몇년 사이 3,4배나 늘었지만 도로율은 몇년째 「20%대 증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전철망도 완비되지 못했고 시내버스 노선도 증설이 거의 없어 주민들은 출퇴근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승용차 출퇴근이 일반화해 서울의 관문인 수서인터체인지 서하남인터체인지 남태령 행주대교남단 신월인터체인지 등은 출퇴근 시간대에 살인적인 교통체증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은 또 일반생활페기물 발생량이 서울(하루 1만4천1백2t)에 이어 전국 두번째(하루 9천5백61t)에 이르고 있으나 매립장소가 크게 부족한데다 쓰레기소각장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당국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아 해결책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서 소방서 세무서 우체국 등 공공서비스시설과 교육 문화 병원 등 주민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은 신도시가 들어선 성남―하남권, 고양―파주권, 안양―군포―의왕권 주민들에게 더욱 절실한 문제다.
각종 공연장 영화관 박물관 도서관 문화복지시설 등도 수도권 전체에 약 1천7백개소로 1천8백개소인 서울에 비해 숫자상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지역간 편차가 심해 신도시지역은 「문화불모지」에 가깝다.
지난해말 입주를 완료한 분당의 경우 아직 극장과 공연장이 한군데도 없으며 야간응급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은 한군데에 불과하다.
일산의 경우 구청 소방서 세무서 등 공공서비스기관들이 당초 46개소가 계획돼 있었으나 6말현재 21개소가 문을 열었으며 주민들의 지적인 욕구를 채워줄 도서관은 전무하다.
산본 역시 문화시설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며 평촌 의왕은 경찰서 세무서 법원 등이 부지매입과 예산확보 문제로 언제 들어설지 불투명하다.
최근 아파트건축붐이 일고 있는 구리―남양주권은 물부족현상이 심각하다. 구리시의 경우 서울의 강북정수장 건설이 계획보다 2년가량 늦어져 하루 필요량 9만t에 크게 못미치는 6만3천t가량의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구리시는 98년말까지 수돗물 대량사용 시설신축을 규제하고 있다.
수원―용인권은 대규모 택지개발로 학교가 크게 모자라 수원의 경우 28개 초중고교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전국 6개 광역시 중 공원면적이 가장 좁아 휴식공간 증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박경아·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