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철용/관광진흥기금 보완책 서두르자

  • 입력 1997년 7월 11일 08시 04분


최근 관광진흥부과금의 징수와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당국은 이러한 여론에 겸허히 귀기울이고 잘못된 내용은 조속히 수정 보완해야겠다. 특히 부과금 납부의 공정성과 형평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일부 내용은 제도의 취지나 기금의 성격을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된 것 같아 안타깝다. 세계 각국은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휴양시설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해외 출국자에게 기금을 부과하고 있는 나라도 캐나다 호주 스웨덴 등 많이 있다. 우리 나라는 관광수용태세가 열악해 선진국에 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나 재정형편은 여러모로 어렵다. 그래서 관광 선진화에 필요한 재정확충에 해외출국자들이 직접 일조하도록 도입한 제도가 관광진흥부과금이다. 관광목적 출국자에게만 부과금을 납부토록 하고 징수방법도 강제성을 배제하고 있어 다른 나라보다 오히려 발전된 제도라 하겠다. 다만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출국하는 일부 개별관광객들이 의도적으로 부과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정책에 협력한 선의의 출국자들만 피해를 보므로 형평성을 확보할 부과방법상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항당국 등과 협력해 출국장을 통과하기 직전에 여행목적을 관광이라고 기재한 출입국신고서를 소지한 사람들이 부과금을 납부했는가 여부를 엄격히 확인하는 제도를 시행할 경우 강제성이 없어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형평성 시비도 없어지지 않을까 한다. 성숙된 시민의식을 신뢰하는 바탕에서 부과금을 자율적으로 납부케 하고 그러한 기반 위에서 관광수용태세를 선진화시키려는 정책의도도 충분히 달성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관광진흥부과금은 우리 국민의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정보제공사업과 외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 그리고 국내 관광자원의 각종 편의시설과 안내체계 개선 등에 사용되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등 결과적으로 국민소득 증대에 쓰이게 된다. 비록 시행초기에 다소 혼란이 있었다고 해서 관광진흥부과금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일부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제도의 취지를 적극 홍보하고 일부 미비사항을 보완해서 민과 관이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해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도 관광여가생활을 풍요롭게 영위하며 많은 외래관광객들을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도 키워내는 관광선진국이 될 수 있다. 김철용 <한국관광연구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