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泰國)의 관광도시 파타야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대형화재 참사는 한국인 관광객들도 희생돼 안타깝다. 90여명의 한국인 투숙객 대부분이 마침 관광을 떠난 낮시간이어서 그만큼 한국인의 피해가 적었다고는 하지만 내외국인 80여명이 희생된 엄청난 재난이다.
불이 나자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다 비상구마저 잠겨있어 희생자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보도다. 한 나라의 특급호텔인데도 원시적인 대형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말하자면 태국판 인재(人災)다. 1백60여명의 희생자를 낸 71년 12월 대연각호텔 화재나 88명이 숨진 74년 11월 대왕코너 화재의 악몽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호텔의 소방 대피시설 상태가 그때의 우리와 비슷해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러잖아도 마침 서울 도심의 대형 건물 중 70%이상이 비상용승강기를 설치하지 않아 불이 날 경우 대형참사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무리 안전불감증을 지적해도 귀담아 듣지 않는 게 우리 사회풍조다. 이번 태국 참사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호텔이나 대형건물의 소방 안전시설을 다시 한번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해외여행자는 연간 5백만명에 이른다. 지구촌 곳곳의 사건 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해외주재 공관은 여행자들의 안전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국내 여행사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정신이 팔려서는 안된다. 안전하고 질 높은 여행상품을 제공해야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
현지 공관이든 해당 여행사든 지금은 사고 뒤처리에 최선을 다할 때다. 한국인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문제 같은 것도 마찰없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