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대폭락 조짐…대그룹,자금난 여파 급매물 봇물

  • 입력 1997년 7월 23일 20시 10분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그룹들이 자구책으로 보유부동산 매각 계획을 잇따라 발표함에 따라 상업용 및 공업용 토지가격의 폭락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 진로 대농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그룹은 물론이고 현대 쌍용 한화 한라 뉴코아 등도 재무구조개선과 사업구조조정을 위해 앞다퉈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에 이르는 상업용지와 공업용지 매각에 나섰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침체와 연쇄적 경영난 때문에 이들 토지를 매입할 여력이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며 실제로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진로그룹의 경우 그동안 서울 서초동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등 3건(3천4백억원어치)을 팔고 대농그룹도 1백27억원어치의 신갈연수원부지 두 곳을 파는데 그쳤다. 특히 기아 등 한시적 부도유예 대상 그룹들은 높은 값보다 빠른 매각이 절실해 가격파괴를 강요당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전체 상공업용지의 가격폭락을 부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토개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수요는 없는데 이처럼 공급만 늘어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올 하반기 국내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이들 상공업용지 외에도 택지 등 전체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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