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회견]아들 병역면제 부정없었지만 국민에 송구

  • 입력 1997년 8월 3일 18시 34분


신한국당 李會昌대표는 3일 두 아들 병역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李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아들의 병역문제가 연일 거론되고 있는데 대한 아버지로서의 심경을 피력하고 아들들이 병역면제처분을 받는 과정에서 「부정」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처음에 이 문제에 대해 특별한 대비도 하지 않았고 구차스러운 변명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식이 군대에 갔다가 되돌아온 것이 무슨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이러쿵 저러쿵 말을 많이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런데 여러가지 일이 이리저리 얽히면서 야당이 주장하는 의혹들로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볼때 나의 안타까운 마음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국민들에게 직접 해명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李대표는 먼저 『할 수만 있다면 내 아들들도 군에 가서 다른 자식들과 같이 뒹굴어 주기를 어버지로서 바랐다』면서 『많은 자제들이 여러 이유로 군에 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모의 심정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도 같은 국민으로 따뜻하게 받아 주셔야 한다』면서 『이들도 다른 모습으로 국가를 사랑하고 국가에 헌신할 길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로서 군에 입대조차 하지 못한 자식의 「흠」을 스스로 언급하기가 안타까워 가급적 말을 아껴왔지만 이 문제가 정국의 최대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어 직접 해명에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李대표는 특히 『나는 한평생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며 정직하게 살아왔고 스스로에 대한 내적인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면서 살아왔다』고 두 아들 병역문제에 있어서 「부정」이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李대표는 그러나 「국민정서」도 충분히 이해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부모들이 자식을 보낼 때, 특히 어머니들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고이고이 기른 어린 아들들을 군에 보내 그 목숨을 나라에 맡길 때 그 찢어지는 심정을 왜 내가 모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와 나의 애들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엄하면 엄할수록 나는 한사람의 공인으로서 나와 내 가족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사랑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시련」에 대한 소감을 피력했다. 李대표는 그러면서 『어찌됐든 지금도 국가와 우리 국군을 사랑하는 국민과 군장병들, 그리고 그의 부모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대국민 유감을 표명했다. 李대표는 시종 침통하고 굳은 표정으로 회견에 임했으며 기자들과의 일문일답과정에서 『내가 무슨 변명이나 해명을 하겠느냐』와 『송구스럽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회견장에는 朴寬用사무총장 金重緯정책위의장 金榮馹제1정책조정위원장 朴範珍총재비서실장 河舜鳳비서실장 李允盛대변인 등이 배석, 굳은 표정으로 李대표의 회견내용을 지켜봤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