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옥중메모/정치권 반응]與,로비 부인

  • 입력 1997년 8월 4일 20시 34분


한보사건으로 구속수감 중인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옥중에서 신한국당의 한 경선후보측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4일 제기되자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올해 초 한보사건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던 신한국당은 한보사건의 악몽을 떠올리면서 『정총회장이 로비를 하려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혼이 났는데 정총회장의 돈을 받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진상파악이 제대로 되지않아 불안한 분위기에 빠져 있던 신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정총회장의 변호인인 許正勳(허정훈)변호사가 『정총회장의 메모 중 1억원이라고 적힌 것은 수임료를 뜻하는 것이며 로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하자 『그러면 그렇지』라며 안도하는 표정. ○…정총회장의 로비대상이었다는 의혹을 받은 신한국당의 모의원은 『만일에 정총회장측으로부터 연락이라도 받은 일이 있다면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펄쩍 뛰었다. ○…국민회의 柳鍾珌(유종필)부대변인은 이날 정총회장의 옥중메모파문에 대해 논평을 내고 『정씨의 메모는 신한국당 정권과 정씨 사이에 지금도 공범적인 커넥션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李會昌(이회창)대표는 신한국당과 한보의 관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며 신한국당과 이대표쪽에 화살을 돌렸다. ○…자민련 李圭陽(이규양)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씨가 아직도 부도덕한 기업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신한국당 정권과 그 핵심세력이 그만큼 부패해 있다는 증거』라며 『검찰은 「검은 돈」을 받고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선례를 세우기 위해서도 이들을 철저히 수사해 엄벌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재호·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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