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옥중로비 비밀메모 파문 확산…변호사에 필담지시

  • 입력 1997년 8월 4일 22시 26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심재륜 검사장)는 4일 그룹재건을 위해 정치권에 로비를 시도한 흔적을 보여주는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옥중메모」파문과 관련, 사실여부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관계자는 『정씨의 메모내용만으로는 실제로 정씨가 돈을 건넸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며 『조만간 정씨를 검찰청사로 소환, 사실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메모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초 자신을 만나러 온 許正勳(허정훈)변호사와의 필담(筆談)에서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판도를 분석한 뒤 『가지고 있는 것을 좀 사용하라』는 메모를 남겼다. 이 메모에는 특히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李壽成씨와 정치발전협의회 소속 徐淸源의원의 이름을 선으로 연결하고 그 위에 「1억」이라고 표시돼 있어 실제로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씨는 오는 12월 대선이 끝나면 자신이 사면될 것으로 나름대로 예상한 뒤 현재 제삼자 인수가 진행중인 한보철강의 민사소송을 대선이 끝날 때까지 지연시키라고 변호인에게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또 자신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보철강이 제삼자에 넘어갈 경우 정치자금의혹을 제기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중대발표」를 하겠다고 말해 92년 대선자금을 공개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허변호사는 이에 대해 『옥중메모는 내가 정씨를 만나는 과정에서 필담으로 나눈 내용』이라며 『「1억」은 정씨가 변호사 수임료로 주겠다고 약속한 액수로 정치권의 로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양기대·하종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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