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TV가 방영 중인 사극 「용의 눈물」에서 주인공인 조선 태종 李芳遠(이방원)이 타고 다니는 백마의 겨드랑이에 「DJ」라는 영문 이니셜이 새겨진 장면이 비춰져 묘한 파문이 일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일 이 드라마의 「2차 왕자의 난」을 다루는 장면에 2초동안 「DJ」이니셜이 낙인된 백마의 모습이 방영된데서 비롯됐다.
이를 두고 두 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을 거쳐 결국 왕권을 장악한 이방원의 말에 묘하게도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의 이름을 딴 영문이니셜이 낙인된채 방영된 것은 마치 김총재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것임을 암시한 것이 아니냐는 엉뚱한 해석이 나왔다.
실제 2일 밤과 3일 오전 신한국당 중앙당사와 KBS에는 이를 본 신한국당의 일부 당원들과 李會昌(이회창)대표 지지자들로부터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그렇지 않아도 이대표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어 신경이 곤두선 터에 이 장면이 「천운(天運)」이 김총재에게 있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발끈한 것.
신한국당 李允盛(이윤성)대변인도 4일 당직자회의를 마친 뒤 사안이 민감하다고 판단했는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이대변인은 『KBS측에 문의한 결과 문제의 백마는 뉴질랜드에서 수입된 것으로 외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말에는 「D」자 낙인을 찍으며 「J」자는 목장소유주를 표시하기 위한 낙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KBS측에서 앞으로 드라마를 촬영할 때는 이 백마의 겨드랑이에 페인트를 칠해 오해의 소지를 없애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