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2백31명과 승무원 23명 등 2백54명을 태운 대한항공 801편 보잉 747-300B 여객기(기장 朴용철.44)가 6일 새벽 0시55분께(이하한국시간) 미국령 괌島 아가냐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남쪽 4.8㎞ 지점의 밀림지대로 추락했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이날 오후 3시 현재 33명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고 미군과 괌 당국이 생존자 구조작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여서 2백21명이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중 일부는 구조됐다가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고기는 전날 오후 8시20분께 김포공항을 떠나 이날 오전 0시40분께 괌의 수도아가냐의 A.B 원 팻 국제공항에 착륙한 예정이었으나 착륙직전 관제탑과 교신이 끊긴 뒤 정글지역인 「니미츠 힐」 야산의 중턱로 추락,동체가 세동강으로 갈라졌으며 거의 동시에 화염도 목격됐다.
美해.공군및 해안경비대는 구조요원과 장비를 실은 헬기를 현장에 급파, 생존자구조 및 사체수색 작업에 나섰으나 가파른 지형 등으로 사고현장에 접근하는데 애를 먹었다.
부상자들은 美해군병원과 메모리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기체에 붙은 불로 중화상을 입은 위급 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사고현장인 니미츠 힐의 한 주민은 『평소보다 비행기 소리가 가깝게 들리더니 불길에 휩싸인 비행기가 나무를 스치며 지나갔다』며 『지상에 충돌한 비행기는 1분여동안 지상을 활주한 뒤 멈춰섰고 기체가 갈라지며 거대한 불길을 내뿜었다』고 말했다.
앞쪽 좌석에 탔다가 동체의 끊어진 틈을 통해 구출된 홍현성씨(35.미국국적)는『사고전에 기내폭발은 없었다』며 『랜딩기어가 뭔가에 걸리는 느낌이 드는 순간 동체 뒷부분이 떨어져 나간 뒤 중간부분이 잘려 나가고 불길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측은 『사고당시 폭우가 내리고 있었고 활주로 진입을 유도하는 공항내의 자동착륙시스템이 고장났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정확한 사고원인은 회수된 블랙박스를 정밀 분석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짐 홀 위원장도 『아가냐 공항당국이 악천후 때 조종사의 착륙을 지원하는 글라이드 슬로프 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해 왔다』며 공항시설의 작동불량이 사고의 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승객의 대부분은 휴가철을 맞아 괌으로 관광을 떠난 가족단위 관광객들과 신혼여행객들이었으며, 국민회의 辛基夏의원 부부와 광주 東지구당 당직자 22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溫重烈 駐아가냐 총영사는 『이미 발굴된 22구의 시신은 美해군병원과 메모리얼병원에 안치돼 있다』며 『나머지 시신은 기체에 깔려 있어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咸大泳 건교부 국제항공협력관을 반장으로 항공기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 사고 조사반은 이날 오후 대한항공 특별기 편으로 이곳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