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문제와 관련, 최근 몇몇 학자와 일부 언론보도는 울릉도 기선에 의거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획정하더라도 독도는 우리 수역 안에 들어오게 되므로 별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독도는 암석(Rocks)이므로 EEZ획정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인데 반드시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독도는 우리 고유영토이며 우리의 실효적 관리하에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94년 유엔해양법협약에 가입했다. 이 협약 제121조에 따르면 도서(Island)는 영해와 접속수역 배타적경제수역 및 대륙붕을 가질 수 있다. 독도는 암석이 아니라 도서에 해당한다. 당연히 그 영유권자인 우리는 이 협약에 따라 독도기선에 의거한 EEZ획정이 가능하다.
독도를 이 협약 제121조 1항에 규정된 도서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얼마든지 있다.
우선 유엔해양법협약 어디에도 암석의 정의는 없다. 다만 제121조3항에서 「인간의 거주나 독자적 경제생활을 지탱할 수 없는 암석」만을 지정해 「이같은 암석은 EEZ나 대륙붕을 갖지 못한다」고 규정해 놓았을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암석이라 할지라도 그 규모나 지질 그리고 자연환경 등이 다양해 일정하지만은 않다. 명칭만 해도 단순한 암석과 바위섬(Rocky Island)으로 구분될 수 있다.
독도는 결코 단순한 암석이 아니다. 인간생존의 기본조건인 자연수가 나오고 흙이 있다. 77년 식물학자 조무연교수가 채집했듯 5종의 나무와 36종의 풀이 자라며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쥐 지렁이 갈매기 등이 서식하고 있다.
고 홍순칠대장의 지휘로 독도의용수비대원 33명이 53∼56년 3년8개월간 실제로 거주했고, 주변해역에서 채취한 미역 전복 오징어 문어 등 해산물을 처분해 경제생활을 실증했다. 현재도 7명의 어민이 독도에 거주하고 있다. 비록 겨울철 일정기간을 울릉도에서 월동한다지만 관계법상 엄연한 독도주민이다.
더구나 독도영유권을 터무니없이 주장하는 일본도 「다케시마(竹島)」라 불러 역시 독도를 「섬」으로 간주하고 있다. 우리가 독도기선 EEZ획정을 하지 않는다면 독도가 우리 고유영토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영토분규를 인정한다는 정책으로 바뀌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마저 있다.
독도기선 EEZ획정은 독도 영유권자로서 당연히 갖는 우리의 권리다. 두고두고 국가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중지를 모아 대처해야만 한다.
나홍주(한국해양대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