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홍순길/국내공항 안전 별문제 없다

  • 입력 1997년 8월 28일 08시 48분


괌 아가냐공항에서의 대한항공기 추락사고 이후 국내 공항시설의 안전도에 대한 부정적인 일부 보도와 우려의 여론이 일면서 성수기에 국내 항공편을 이용하는 많은 승객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국내 공항시설의 전반적인 안전도를 한마디로 평가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솔직히 최첨단 또는 최상이라고 자신할 정도는 못되지만 괌 아가냐공항처럼 최저 또는 최하 수준은 아니다. 중 또는 중상 수준으로 항공기가 공항별 이착륙 절차만 제대로 이행한다면 안전에는 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기본적인 보안시설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실제로 김포공항을 비롯한 김해 제주 대구 광주 울산 강릉 청주공항에는 정밀계기착륙시설(ILS)이 갖춰져 있다. 여수 포항 목포공항도 진로유도장치(LLZ) 거리측정장치(DME) 등 간이계기착륙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대부분의 공항에는 전방향표지시설(VOR)과 무지향표지시설(NDB) 또는 DME 및 레이더시설 등이 갖춰져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김포와 제주를 제외하고는 활주로의 길이가 B747 등 대형기 취항에 부적합하다든지 공항 주변이 산악지역으로 계기착륙시설의 개선이 어려운 경우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활주로 인근이 산과 바다 등으로 둘러싸여 사고위험을 안고 있는 김해와 강릉 예천 포항 사천 여수 등 6개 지방공항에 대해서는 오는 2000년까지 첨단시설을 연차적으로 신설하거나 보강할 예정이다. 계획에 따르면 사천과 포항공항에는 착륙계기시설 설치에 장애가 되는 주변 산악의 높이를 낮춰 2000년까지 ILS를 신설하게 된다. 또 문제가 되었던 목포공항도 오는 10월부터 신설된 VOR DME 등을 가동시킨다. 군공항의 관제책임은 군당국이 지고 있지만 건설교통부 소속의 민간관제사가 파견돼 합동근무를 함으로써 상호협조체제를 갖춰 관제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 군공항의 운영 및 사용에도 민과 군 사이의 협조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잘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정부당국과 공항공단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국내 공항시설을 대폭 개선해 나가고 최첨단 최대 규모의 인천신국제공항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면 우리 나라는 21세기 최대 시장인 아시아 태평양 항공시장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최고 수준의 항공안전도를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교육과 더불어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홍순길(한국항공대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