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길어지면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기피하는 가운데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크게 늘어 사상최악의 취업난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향후 3,4년간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업난은 불가피하다는 시장논리를 주장할뿐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어 대학과 고교를 졸업한 수많은 젊은 인력이 상당기간 길거리를 헤매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7일 재정경제원과 노동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52개 직업안정기관에 지난 7월중 업체에서 요청한 인력은 올 들어 최저수준인 1만3천7백85명에 그쳤다.
반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직업안정기관을 찾은 사람은 올 들어 최고치인 1만4천5백87명에 달해 구인자수를 구직자수로 나눈 「구인배율」은 92년 12월 0.59배 이후 처음으로 1배 미만인 0.95배를 기록했다.
구인배율은 지난해 5월 2.61배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지난 4월 1.57배까지 내려간 뒤 5월 1.38배, 6월 1.10배로 떨어졌다.
구로 안산 창원 구미 등 4개 주요 공단의 경우도 구직자수는 4백94명으로 올 들어 최고수준에 달했으나 구인자수는 5백57명으로 93년 12월(5백55명) 이후 가장 적었다.
이에 따라 주요 공단의 구인배율은 구인자와 구직자수가 거의 비슷한 상태인 1.13배로 하락, 재경원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리쿠르트 조사에 따르면 30대그룹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 1만3천7백여명 수준으로 지난해 1만5천7백63명에서 13%정도 줄어들지만 대졸취업희망자는 27만명에서 32만4천명으로 20%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졸이상 25∼29세 남자실업률은 지난 4∼6월 6.3%에서 앞으로 더욱 높아지고 전체 실업률도 2.5%에서 하반기엔 3%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재경원측은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된 기아 대농 진로 등이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1만여명 이상 감원을 계획하고 있고 제일 서울은행 등도 1천여명 이상의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취업난은 이미 예고돼왔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상용근로자보다 임시 및 일용근로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취업자의 고용불안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원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향후 3,4년간 근로자들은 실업난과 취업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앞으로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고용이란 관점에서 근로자파견제 등 다양한 고용방식을 정착시키고 노동시장의 탄력성을 높이는 중장기대책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