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오익제씨, 출소 미전향 장기수들 北送 추진』

  • 입력 1997년 9월 12일 21시 22분


전 천도교 교령 오익제(吳益濟·68)씨의 월북사건을 수사중인 국가안전기획부는 12일 오씨가 월북하기전 간첩 등 출소한 미전향 장기수들의 동향을 북한에 전달하고 이들의 북송을 추진했던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에 따라 안기부는 오씨의 비전향 장기수 북송추진 경위와 연계인물들에 대해 추적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안기부에 따르면 오씨는 95년 5월6일 조선천도교 중앙위원장인 유미영(柳美映)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간첩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91년 5월 석방된 왕모씨(71)를 거론하며 『왕씨 등의 북송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빨리 만나자』고 제의했다는 것. 안기부는 오씨가 지난달 3일 출국 직전 은행과 암달러상을 통해 미화 1만달러와 여행자 수표 3만달러를 환전한 사실을 밝혀내고 당시 오씨를 대신해 암달러상과 접촉한 40대 남자의 신원을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전금여행사 대표 김충자(金充子)씨 부부 이외에 유위원장의 장남 최건국(崔建國·55), 실향민단체인 효도회 회장 장승학(張承學·68)씨의 주선으로 알게 된 북경대 최응구(崔應九·60)교수 등을 통해 삼중으로 북한 공작조직과 연계선을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안기부는 오씨가 북한측과 11회, 북한측이 오씨에게 5회 등 총 16회에 걸쳐 서로 연락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청진동 K문구점의 팩스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씨는 천도교 교령으로 있던 94년3월 베이징(北京)에서 유위원장을 만나 행운의 열쇠를 선물하고 김일성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등 선전책자를 받아 천도교 종무원장 금고에 보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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