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국과 일본이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국으로 결정된지 15개월이 지난 지금 한국의 준비상황은 아직 초기 단계인 반면 일본은 기본적인 준비를 거의 끝내고 중반단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한국과 일본은 국내 상황도 다르거니와 스포츠 문화도 다르다. 또 어느 일정한 목표를 갖고 업무를 추진하는 기본적인 스타일도 다르다. 양자 모두 장단점이 있다. 우리의 경우 한국적 상황에 적절한 방식으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전례가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의 월드컵 준비는 너무나 지지부진한 것 같다.
일본의 경우 이미 지난해 11월 15개 후보도시 가운데 10곳을 최종 개최도시로 확정, 최첨단기술을 도입한 새 경기장을 벌써 두 곳에서 완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해말 월드컵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였지만 내년 2월 개최도시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조직위는 탄생하였지만 민간합동기구로서 서울시와 협조, 업무추진을 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점이 뒤따르는 것 같다.
일본은 또 지난해 오사카에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기위한 한일 심포지엄을 개최, 국민 여론을 크게 환기한 바도 있다. 우리와는 추진 양상이 너무 다르다. 일본은 정치개혁의 와중에 있고 적지않은 진통과정을 거쳐 제3차 하시모토 내각이 바로 얼마전에 출범한 바 있다. 그러한 국내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월드컵 준비를 차질없이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개최도시 결정만 해도 그렇다. 우리 조직위에서는 재원확보 경기장시설 교통 숙박 등 10여개 평가항목을 놓고 후보 도시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주요경기를 구태여 서울에 한정시켜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평상시에도 엄청난 서울시내 교통사정을 감안하고 국제화시대의 지방화 도시화 추세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개막식이나 준결승전을 서울에서 가깝고 어느정도 경기장 시설을 확보할 수 있는 경기도내의 적당한 도시를 물색하는 것도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생각도 든다.
경기도내에서 적절한 조건을 갖춘 후보 도시로는 수원시가 아닌가 싶다. 축구전용구장을 신축중인데다 교통여건도 좋고 관광자원 축구열기 등이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좋기 때문이다.
여하튼 지금은 2002년 월드컵을 성공시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크게 고양하는데 모두가 참여할 때다.
신희석(아태정책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