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울시의 가장 중요한 연료공급원이었던 연탄공장들이 존폐의 고민 속에 겨울을 맞고 있다.
90년까지만 해도 16개였던 서울시내 연탄공장들은 연탄사용가구의 급격한 감소와 서울시의 공해산업 억제정책으로 현재는 역주변에 다섯곳만이 남아 있다.
이문역의 삼천리연탄 이문공장과 대성연탄, 신도림역의 대성연탄 영등포공장, 시흥역의 고명산업, 수색역의 강원산업 등이 그것이다.
올해초 서울시가 조사한 연탄사용가구수는 13만4천가구. 매년 40%정도씩의 감소추세를 감안할 때 올 겨울 연탄사용가구수는 10만가구 내외가 될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추산이다.
그러나 연탄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60, 70년대 지어진 다섯곳의 공장은 대부분 하루 25만∼30만장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들 공장이 하루 8시간만 정상가동하면 보름치 사용분의 연탄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공장들은 겨울철에도 하루 한두시간만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탄공장이 문을 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지가 철도청 소유로 전업이 불가능한데다 수십명의 직원생계문제까지 걸려 있기 때문.
고명산업의 신희철(申熙澈·43)업무이사는 『서울시내에 연탄사용가구가 있는 한 공장도 있어야 하지만 공급과잉이 심각한 실정』이라며 『누군가 먼저 폐업하지 않으면 모두 도산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