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경제는 어려운 난관에 봉착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 위기의 원인을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과학 기술이다.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하고 제조원가를 최소화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기술이다. 당면한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하여 과학 기술 발전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들을 과학 기술계로 유도, 연구 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과학기술계에 우수한 인재가 집중된다는 것을 일본의 예에서 살펴보겠다.
일본은 1943년부터 2차대전에서 패망하는 순간까지도 공과학생에게만은 병역 유예혜택을 주었다. 필자가 다니던 일본의 동생(桐生)고등공업학교는 원래 명문이 아니었으나 전쟁중 공과학생에 대한 병역특전 때문에 많은 우수한 인재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산업계 정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해 전후 일본을 재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와같은 과학기술 우대정책으로 오늘날 일본이 강대국으로 발전한 것이다. 인간의 창의적인 두뇌활동은 병역 복무기인 20대 전후에 절정에 달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과 에디슨의 전기 발명이 모두 20대 전반에 이뤄졌다. 이밖에 과학계에서 전대미문의 획기적인 개발과 발명은 거의 젊은 천재의 두뇌속에서 열매를 맺었다.
이 모든 이들을 신성한 병역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군에 징발하여 30개월간 전문연구에 공백을 갖게 했다면 오늘날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인류역사는 크게 뒤졌을 것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새로운 발명이 거의 모두 햇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나 손실인가. 이런 관점에서도 과학 기술인에게 반드시 병역면제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감히 역설한다.
현재 석사 이상 고급 연구인력 일부와 특수한 경우의 학사출신 기술자에 한해 병력 특례제도가 수년간 실행돼 산업계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숫자가 제한되어 대기업의 경우 수요의 극히 일부만 혜택을 받고 있다. 또 많은 중소기업은 혜택을 거의 못받아 고급기술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병역특례 문호를 대폭 개방하여 산업체나 연구소에 취직하는 모든 과학 기술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건의한다.
마경석<엔지니어즈클럽 명예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