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융희(隆熙·순종)황제가 1926년 임종 직전 『한일합병조약은 내가 한 것이 아니므로 파기돼야 한다』는 내용의 유조(遺詔·유언으로 남긴 조칙)를 남긴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대 이태진(李泰鎭·국사학)교수는 『순종황제가 1926년 4월26일 붕어하기 직전 궁내부 대신 조정구(趙鼎九)에게 합병조약의 무효를 대외에 알리기 위해 구술시킨 유조가 같은 해 「신한민보」 7월8일자에 보도된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13일 신문 복사본을 공개했다.
「신한민보」는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浩)선생 등이 1907년부터 1942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한 교민신문이다.유조는 「지난 날의 병합인준은 강린(强隣·일본을 지칭)이 역신(逆臣)의 무리(이완용 등을 지칭)와 더불어 제멋대로 만들어 제멋대로 선포한 것이라.(…중략…) 내가 가장 존경하고 가장 사랑하는 백성들로 하여금 내가 한 것이 아닌 것을 분명히 알게 하면 이전의 이른바 병합인준과 나라를 양도하는 조칙은 저절로 파기에 돌아가고 말 것이리라. 여러분들이여 노력하여 광복하라. 짐의 혼백이 명명한 가운데 여러분을 도우리라」는 내용이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