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자신때문에 발생한 회사의 손해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작성했더라도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 배상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부(재판장 송기홍·宋基弘 부장판사)는 15일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H전산이 퇴사한 전 영업과장 한모씨를 상대로 『불량거래로 손실이 발생했다』며 낸 1억5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유없다』며 회사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씨가 퇴사하면서 자신의 영업관련 손실에 대한 각서를 작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며 『거래계약 당시 한씨가 거래처의 신용상태가 나쁘다는 사실을 알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만큼 고의나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H전산은 한씨가 지난해 3월 거래처 신용조사를 철저히 하지 않은 채 L사와 납품계약을 체결해 제품을 공급하던 중 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부도나자 한씨를 해고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호갑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