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뢰판사」 수사…계좌추적-일부판사 향응여부 조사

  • 입력 1997년 11월 26일 08시 17분


변호사의 사건 수임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이 판사의 수뢰혐의를 포착,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25일 대검과 서울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은 경기 의정부지역의 변호사 수임비리 사건으로 수배중 해외로 도피한 서울변호사회 소속 이순호(李順浩·37)변호사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모 판사의 이름과 그 옆에 「수임료의 25%」라고 적은 장부를 발견했다. 검찰은 이 장부가 이미 구속된 법원 검찰 및 경찰직원들에 대한 사건소개료 지급장부인 것으로 미루어 이변호사가 문제의 판사에게 사건과 관련해 수임료의 25%를 지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1일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조흥은행 의정부지점 등 이변호사의 6,7개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미 구속된 이변호사의 사무장에게서 『이변호사가 지정해준 서울 강북구에 있는 모 룸살롱에서 일부 판사들이 마신 술값 등을 정기적으로 정산해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달말경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이변호사를 상대로 판사들에게 정기적으로 향응을 베풀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이미 몇달 전부터 내사해온 것으로 최근 영장실질심사제를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갈등에 따른 보복차원의 표적수사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변호사의 변호인인 C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숱한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으나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양기대·이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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