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아빠 부끄러워요』…분당경찰서,웅변대회 개최

  • 입력 1997년 12월 13일 20시 42분


올 11월 말까지 음주운전자 2천1백여명을 적발, 이 가운데 9백여명을 면허취소하고 1천2백여명에게 면허정지조치를 해 「음주운전단속 전국 1위」인 경기 분당경찰서(서장 홍승상·洪承相)는 12일 분당지역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음주운전 웅변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평소 음주운전에 대해 품어온 소신을 마음껏 토로했다. 한 어린이는 『우리 아빠는 음주단속을 빠져나오는 재미로 술을 마신다』면서 『그러나 경찰단속을 귀신같이 피해 오지만 엄마의 눈에 걸려 현관에 붙여놓은 아빠의 반성문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고 음주운전 후 아빠의 가련한 처지를 오히려 동정했다. 또다른 어린이는 음주운전이 가족의 행복을 깨뜨린다고 지적, 『아빠가 출근할 때 「아빠, 딱 한잔도 안돼요」라고 꼭 한마디씩 해드리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3백여명이 참석, 두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웅변대회에는 27명의 소년소녀 연사들이 단상에 나와 무분별한 음주운전을 일삼는 어른들을 나무랐다. 분당경찰서 손기태(孫基泰·59)교통과장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지속적인 단속을 펴고 있지만 경찰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아빠들에게 영향력이 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성남〓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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