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탈옥수 신창원,경찰과 격투중 총빼앗아 도주

  • 입력 1998년 1월 11일 21시 20분


부산교도소 탈주범 신창원(申昌源·29·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씨가 11일 0시경 충남 천안에 나타나 경찰과 격투를 벌인 끝에 경찰의 권총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신씨가 10일 밤 11시경 동거녀 전모씨(30)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밤 12시에 천안시 광덕면 매당리 산천식당 앞에서 만나자”고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기경찰청 형사기동대 김모경사(38)와 최모경장(43) 등 2명은 10일 밤 전씨 소유의 라노스 승용차 뒷좌석에 누워 약속 장소에 도착,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두 형사는 신씨가 11일 0시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타고 와 전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려는 순간 신씨를 덮쳤다. 신씨가 흉기를 휘두르며 반항하자 김경사는 신씨와 격투를 벌이며 실탄 5발을 쏘았지만 모두 빗나갔다. 그는 오히려 신씨에게 권총을 빼앗겼으며 최경장의 권총은 아예 발사되지도 않았다. 이어 신씨가 전씨의 승용차를 몰고 달아나자 김경사 등은 신씨의 승용차를 타고 추격에 나섰으나 주민들이 폭력배로 오인, 가로막는 바람에 검거에 실패했다. 신씨가 타고 달아난 승용차는 이날 오전 3시경 산천식당에서 2㎞쯤 떨어진 태화산입구에서 발견됐다. 또 이날 오전 9시경 태화산 7분 능선에서 신씨가 가져간 권총의 탄창이 발견됐다. 경찰은 또 이곳에서 신씨가 흘린 혈흔을 찾아냈다. 경찰은 천안경찰서 광덕지서에 수사본부를 설치,17개중대 2천3백명을 동원해 태화산 일대에 대한 수색을 강화했다. ▼ 문제점 ▼ 경찰은 탈옥 11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신씨를 눈앞에서 두번이나 놓쳤다. ‘공명심’에 눈이 먼 경찰이 상급자에게 보고도 하지않은 채 ‘단독으로’ 검거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30일 낮 12시반경 경기 평택시 N빌라에 숨어있던 신씨를 검거하려던 두 경찰관이 그를 놓쳤었다. 이에 경찰청은 ‘단독 검거 불가’ 지시를 내렸는데도 11일 또다시 경기경찰청의 두 경찰관이 충남경찰청과 공조체제도 갖추지 않은 채 덤벼들었다가 검거에 실패했던 것. 11일 두 경찰관은 도주하는 신씨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 충남경찰청과 천안경찰서에 지원 병력을 요청했다. 신씨가 천안지역에 나타난지 1시간40분이 지난 뒤였다. 〈천안〓이기진·지명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