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헬기, 서울 도심 주택가 추락…부조종사등 2명사상

  • 입력 1998년 1월 21일 20시 15분


비둘기로 추정되는 새떼가 끼여 들어 훈련비행중이던 군용헬기가 대낮 주택가에 추락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 부조종사가 숨지고 조종사는 중태다. 21일 오후 2시4분경 서울 영등포구 신길6동 구립복지관 3층건물 옥상에 육군 항공사령부 502대대 소속 MD500 헬기가 추락, 부조종사 임삼영준위(29)가 숨졌다. 함께 탑승했던 조종사 임승효준위(36)는 전신에 3도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태다. 추락 당시 복지관내 청소년독서실에는 방학중인 학생 20여명이 있었으나 다행히 헬기가 옥상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옥탑에 부딪혀 민간인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추락현장에서 1백여m 떨어진 우성아파트 상공을 비행중이던 사고헬기의 꼬리날개 부분에 새떼가 끼여들어 헬기가 균형을 상실하면서 일어났다. 목격자 손경식(孫慶植·54·서울 영등포구 신길6동 우성아파트)씨는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헬기가 빙빙 돌면서 비스듬히 떨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손씨는 “사고 헬기가 선회 도중 동체에서 꼬리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갑자기 빠른 속도로 복지관 옥상으로 곤두박질쳤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사고 건물 맞은편에 있는 신동물산 직원 김정태(金正泰·41)씨는 “헬기 소음이 유난히 심해 나가보니 2대의 헬기 중 1대가 굉음과 함께 꼬리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으며 옥탑에 충돌하는 순간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나고 잔해가 사방으로 튀었다”고 말했다.우성아파트 주민들은 “비둘기가 헬기 뒷날개에 감겨 헬기가 갑자기 방향을 잃고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복지관건물 옥상은 헬기가 부딪히면서 발생한 화재로 검게 그을린 채 옥탑 모서리 부분이 부서졌으며 헬기의 엔진과 프로펠러 등이 새까맣게 탄 채 형체를 못알아볼 정도로 처참하게 부서져 있었다. 건물 뒷골목에는 문짝 등 잔해가 떨어져 있었으며 건물앞 도로에는 헬기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파편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사고원인이 된 1.5m정도의 꼬리부분은 사고현장에서 50m가량 떨어진 3층건물 가정집 옥상에서 방향타가 달린 채 발견됐다. 사고 헬기는 이날 경기 성남에서 난지도쪽으로 가던 중이었다. 〈윤종구·김경달·전승훈기자〉 ▼사고헬기 MD500 어떤 기종인가▼ MD500추락한 MD 500헬기는 74년 미국 휴즈사가 개발한 4인승 소형 관측헬기로 세계 20여개국에서 운용되고 있다. 최대속도는 시속 2백50㎞, 최대 상승고도는 4천4백70m이며 30㎜ 기관포와 2.75인치 로켓 및 토우 대전차미사일 등으로 무장한다. 현재 사단장급 이상 지휘관이 탑승한다. 〈황유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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