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을 이긴다④/독일]폴크스바겐의 노사 협조

  • 입력 1998년 1월 21일 20시 15분


일명 딱정벌레로 불리는 ‘캐퍼’와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골프’를 생산하는 폴크스바겐은 근로자의 대량해고를 막기 위한 몇가지 고육책의 선례를 남겼다. 이는 경영자와 근로자가 고통을 분담하며 기업발전과 고용안정을 동시에 추구한 노사협조의 대표적인 실례로 꼽힌다. 폴크스바겐은 94년 구조조정을 위해 근로자 3만명을 해고해야 할 입장이었다. 협상에 나선 노조와 사용자측은 3개월이나 걸린 마라톤 협상끝에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감액으로 3만명의 일자리를 2년간 보장하는데 합의했다. 근로자들은 동료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대신 20% 이상 삭감된 임금을 받았다. 독일 철강노조가 고용안정을 위해 최근 주 33시간 근무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도 이 모델에 따른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2년후 경영평가를 실시한 결과 추가로 1만명을 줄여야 했다. 노사는 ‘세대계약’을 맺었다. 근로자 가운데 고령자는 스스로 조기퇴직을 선택하고 젊은층은 계열사 형편에 따라 근무지를 강제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 55∼60세의 근로자에게 근무시간을 절반으로 나누어 일자리를 두개로 만드는 ‘고령자 근로시간 분할제’도 이 회사가 96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폴크스바겐은 이같은 노사협조에 따라 작년 매출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이어 개발한 파사트와 아우디의 A시리즈 등 새 모델의 차량도 날개돋친듯 팔려 수천명의 근로자를 다시 고용해야 했다. 〈본〓김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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