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근한 날씨엔 함박눈이 내리고 강추위엔 가루눈이 뿌린다던가. 동장군의 춤사위에 갈가리 찢긴 가루눈. 건성이라 잘 뭉쳐지지 않고 밟히면 ‘뽀드득 뽀드득’ 아픈 소리를 낸다. 도시의 그 많던 눈가루들은 어디로 갔나. 산중에서는 응달에나 숨는다지만…. 거품을 걷어내는 ‘IMF 염화칼슘’이 이리 지독할 줄이야. 거품도 찢겨나가고 보니 ‘생살’이었구나…, 신음소리가 어지럽다. 하지만 뉘 있어, 그들을 오래 기억할까. 차라리, 한마디 독설을 뱉으련다. ‘밥상 앞에/무릎을 꿇지 말 것/…때때로/바람 부는 날이면/풀잎을 햇살에 비벼 먹을 것/그래도 배가 고프면/입을 없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