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오명환/TV광고 프로그램 중간에도 넣자

  • 입력 1998년 2월 3일 07시 22분


우리나라에서는 TV방송시간의 10%를 광고시간으로 허용하고 있다. 즉 60분짜리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6분간의 광고를 봐야한다. 그래서 그런지 TV를 보다보면 프로그램 앞 뒤로 길게 펼쳐지는 광고 때문에 짜증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광고편중을 불러온 현행 제도에 있다. 현재 프로그램 광고는 프로그램의 앞과 뒤에만 허용하고 프로그램 중간에는 허용치 않고 있다. 예를 들어 60분짜리 프로그램의 경우, 심지어 10분 가까이 광고를 봐야하는 경우도 있다. 중간광고는 이런 ‘광고경화증(硬化症)’을 푸는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전후 3분씩의 광고를 2분씩으로 줄이고 줄인 광고량만큼 프로그램 중간에 넣는 것이 중간광고의 형태이다. 중간광고는 이미 스포츠 중계와 같은 프로그램에 적용되어 왔기 때문에 우리 시청자들에게도 낯설지 않고 선진국에서도 다양하게 운용되고 있다. 방송제도의 변화는 시청자 광고주 방송사 세 주체의 입장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 방송사 입장에서 보면 중간광고는 블록화된 광고시간을 알맞게 배분하는 장점과 함께 내용면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중간광고에 따라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섹션화된 구성으로 바뀔 것이다. 또한 광고제작 측면에서도 광고의 질이나 운용에 탄력성이 생겨 시청자의 불만을 씻어내려는 노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중간광고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라기보다 광고운용의 개선으로 봐야한다. 현행 방송이나 광고의 개선효과가 뚜렷하다면 기존 시청행태나 습관을 약간 바꾸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더욱 분명해진다. 일단 방송계는 중간광고를 프로그램의 단절이 아닌 하나의 구성요체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광고업계에서도 그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세워야 한다. 그리고 당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업계의 자구(自救)노력에 관심을 기울여서 방송과 광고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명환(문화방송 외주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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