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세차장 「실속파」 몰린다

  • 입력 1998년 2월 9일 20시 15분


‘돈을 아끼기 위해서라면 물벼락도 사양하지 않는다.’ 경제한파가 거세게 몰아치면서 고객이 저렴한 비용에 직접 세차하는 셀프세차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조금 귀찮고 실수로 물에 젖을 수도 있지만 1천∼2천원이면 완벽하게 세차할 수 있어 ‘실속파’ 손님들이 늘어났기 때문.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두말세차장의 경우 지난해 이맘때 하루 80∼90명선이던 이용객이 1백20명선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눈비가 오는 날에는 3백여대의 차량이 몰려들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고양시 일산구 일산동 동북셀프세차장에도 고객이 하루 1백여명씩 찾아와 불황기인 요즘 휘파람을 불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진철구씨(38)는 “세차비용이 저렴한데다 마음대로 세차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땀이 날 정도로 차를 닦고 나면 운동을 한 것처럼 몸이 풀린다”고 말했다. 셀프세차 고객이 늘자 서울외곽을 중심으로 셀프세차장이 크게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20여 셀프세차체인점을 연 메트로카워시시스템측은 “최근 개업상담 건수가 30%이상 늘었다”며 “올해는 30여개 체인점을 더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대조적으로 세차와 차량 내부청소를 해주고 5천∼1만원씩 받는 일반세차장은 울상을 짓고 있다.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M세차장 관계자는 “예전에는 하루 20여대씩 세차했으나 최근에는 10대도 안된다”고 말했다. 일반세차장 손님이 줄어든 데는 셀프세차장에 대한 선호외에도 일부 주유소가 자동세차시설을 설치, 기름을 넣은 고객이 1천∼2천원을 더 내면 세차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 자동세차시설은 이제 웬만한 주유소에는 ‘기본사양’이 되고 있다. 〈고양〓선대인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