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폭설 9일밤 「서울 마비」

  • 입력 1998년 2월 10일 07시 24분


때아닌 ‘2월폭설’로 9일밤 서울 경기지역에선 ‘퇴근 전쟁’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서울 14.5㎝,인천에 14.4㎝의 많은 눈이 내리면서 기온까지 뚝 떨어져 도로가 빙판으로 변하자 시민들은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지하철역으로 몰렸다. 피란행렬을 보는 듯했다. ○…이날 강변로 올림픽대로 미아로 등 서울시내 대부분 도로의 도심과 외곽 방향이 모두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미처 체인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이 거북운행을 거듭했고 곳곳에서 접촉사고가 나 실랑이가 벌어졌다.일부 시민은 아예 길가에 차를 버려둔 채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버스 택시가 일찌감치 운행을 중단, 저녁늦게 귀가길에 오른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회사원 이병희(李炳熙·45)씨는 오후 5시반경 도봉구 창동 사무실을 나서 서대문구 북아현동 집까지 가는데 3시간반이나 걸렸다.사무실을 나설 때는 그런대로 차가 움직였지만 미아리고개에서는 거의 서있다시피했다. ○…오후 4시경 서울역으로 가기 위해 인천 연수구 동춘동 금호아파트앞에서 삼화고속버스를 탄 승객 30여명은 차가 전철 송내역 부근에서 멈춰서자 아예 버스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타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날 기습폭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이면도로는 물론 간선 도로조차 제때 제설작업을 하지 못했던 것. ○…이날 폭설로 사고도 잇따랐다. 오후 8시반경 서울 종로4가 세운상가 앞에서는 승합차가 또다른 승합차를 들이받으면서 1,2차로에 멈춰서는 바람에 차량들이 한꺼번에 3,4차로로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박정규·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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