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과 수도권을 마비시킨 기습폭설은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우리나라쪽으로 남동진하던 저기압대가 원인이었다. 찬 저기압이 서해상을 통과하면서 수분을 공급받아 눈구름대로 변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당초 눈구름대가 충남 서산 해안 일대에 많은 눈을 뿌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남쪽에 자리잡았던 고기압의 ‘블로킹’에 막히는 바람에 서울과 수도권을 흔들어 놓은 것.
기상청은 당초 약간의 눈만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가 적설량이 4㎝를 기록한 이날 오후 6시 발표 때 대설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예보와 대처 모두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눈이 내릴 것인지는 예측할 수 있지만 양까지 정확히 예측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기상청은 시인했다.
서울시는 이날 제설요원 5천5백여명과 차량을 동원, 눈을 긁어낸 뒤 염화칼슘을 뿌렸다.
서울시는 올겨울 적설량이 예년보다 10㎝ 이상 많은 30.5㎝나 되는 바람에 염화칼슘 재고가 바닥을 보여 걱정이 태산이다. 97년에는 25㎏들이 15만포대를 사용했는데 올해는 벌써 23만포대나 써버려 9만포만 남아있다는 것. 원자재를 전량 수입하는 염화칼슘 1포대 가격이 연말부터 6천원에서 7천4백원으로 올라 올해는 32만포대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날 하루 폭설로 무려 3억9천9백만원을 길바닥에 뿌려야 했다.
〈이인철·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