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인 한국 기업들의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건전하다.”
“무엇이 한국경제에 좋은지를 생각해 애국심의 정의를 다시 규정해야 한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대부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에 외국인 투자환경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또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외제품배척운동 등 배외(排外)감정을 자제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실은 11일 본보가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경제와 투자환경에 대한 평가’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역별로 △미국계 30개 △유럽계 18개 △아시아 2개 업체이며 업종으로는 △제조업 20개 △금융 6개 △서비스 21개 △기타 3개 업체.
▼경제위기 극복 전망〓한국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질문에 46%(23명)가 3∼4년이라고 응답, 가장 많았다.
2년이라는 응답도 42%(21명)나 돼 대다수(88%)가 2∼4년내에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5년 이상은 3명, 10년 이상도 1명 있었으나 1년 미만이라는 응답은 1명도 없었다.
한국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해야 할 것(복수응답)으로는 재벌개혁과 획일적인 고용체제의 개선이 각각 46%(23명)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부실금융기관 정리 18명 △외국인투자환경 개선 16명 △정부조직 개편 11명 △정치적 안정 3명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투자매력도〓한국의 투자여건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좋다’는 긍정적인 응답은 13명에 불과한 반면 ‘보통이다’(19명), ‘상대적으로 나쁘다’(13명), ‘매우 나쁘다’(4명)는 응답이 72%였다.
이들은 한국에서 투자활동(또는 기업활동)을 하는 동안 겪었던 어려움으로 외국인 배척과 불공정 무역을 가장 많이(13명) 꼽았다. 관료주의로 인한 지나친 규제(12명)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복수응답).
다음으로는 △강성노조와 인건비 증가 9명△정책의일관성 결여 8명 △정경유착과 기업의 투명성결여 8명 △보증요구등 한국적관행2명△물가고2명 등.
특히 “같은 사안에 대해서 정부부처마다 다른 답변을 해 대관(對官)업무가 힘들다” “한국경제 위기의 진짜 원인은 구조적인 문제에 있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등의 불만을 털어놓았다.
▼IMF이후의 투자환경〓76%(38명)가 다소 개선됐다고 응답했지만 전혀 변하지 않았거나(8명) 오히려 나빠졌다(3명)는 응답도 22%(11명)나 됐다.
이들은 투자여건이 다소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아직 크게 미흡한 수준이며 장기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꾸준히 지속돼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반외국인 감정 개선과 공정한 무역정책, 적극적인 투자유치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