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지도 않는데 웬 혼잡통행료?』…폐지 여론 높아

  • 입력 1998년 2월 12일 19시 54분


‘혼잡하지도 않은데 무슨 혼잡통행료?’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서울시내 교통량이 줄었다. 이에 따라 남산1,3호터널에서 징수하는 혼잡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2일부터 하루평균 시내 교통량은 전월대비 5.5% 감소했고 도심통과 속도도 18.57㎞에서 21.53㎞로 크게 빨라졌다. 2월 평일기준 남산 1,3호터널의 경우 통행료 납부 대상인 2인 이하 승용차는 더욱 줄어 21.8%나 감소했고 반면 카풀 등으로 면제차량은 10.8%가 증가했다. 한마디로 모두 ‘짜게’ 차를 굴리는 양상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종로로 출근하는 김상철씨(35·회사원)는 “영업사원이라 어쩔 수 없이 차를 갖고 다니는데 서울시가 잘 뚫리는 길에 굳이 길을 막고 시민들의 주머닛돈을 뺏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통과차량의 속도가 도심 21.53㎞, 외곽 27.51㎞로 나타나고 있는 요즘 남산1,3호 터널에서의 혼잡통행료 부과는 근거법령인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시행령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 시행령은 ‘평일 기준으로 하루중 통행량이 가장 많은 1시간동안 평균통행시속이 편도4차로이상은 20㎞미만, 편도 3차로이하는 16㎞미만인 도로 등에만 혼잡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서울시가 혼잡통행료 징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짭짤한 수입금’때문. 96년11월부터 혼잡통행료를 징수한 이후 지금까지 1백99억원을 거둬 들였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임강원교수(환경계획과)는 “혼잡통행료 징수가 서울시내 한 두곳에서 이뤄져 남산터널의 이용도만 낮출뿐 도시 전체 교통량 감축효과는 없고 서울시 세수확보 차원으로 전락했다”며 “단순히 교통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주행세나 교통세 징수를 통해 해결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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