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약현성당이 한 부랑인의 방화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타버렸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안전한가. 나무로 만든 문화재로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팔만대장경은 나무라는 재질의 특성상 화재에 가장 취약하다.
7백50년 동안 바짝 건조된데다 대부분 옻칠이 되어 있다. 재질은 비중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산벚나무와 배나무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조그만 불씨에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방화시설도 불안하다. 계곡을 막아 약간의 수량을 확보하고 있고 대형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방호스를 설치하고 있다. 갈수기에는 수량이 충분하지 않고 또 겨울철이면 항상 영하의 기온으로 얼어있기 때문에 유사시 어느정도 활용이 될지 의문이다.
아무리 기온이 떨어져도 쓸 수 있는 방화수를 확보하고 방화설비의 사용가능성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당국은 차제에 팔만대장경의 방화대책을 세밀하게 재검토,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다.
박상진(경북대임산공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