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중(鄭德重) 덕진(德珍) 덕일(德日)씨 3형제는 문민정권 사정(司正)드라마의 ‘주연’이었다. 이들 형제의 진술에 따라 검찰 경찰의 고위간부와 정치인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이들은 60년대 후반 전자오락업 호텔나이트클럽 슬롯머신업에 차례로 진출하면서 거부의 기틀을 마련했다.
덕진씨는 ‘음지’에서 슬롯머신업소와 호텔경영에 전념했다.
덕일씨는 ‘양지’에서 얼굴을 드러낸 채 각계 인사들과 교분을 맺었다. 그는 특히 이북5도민회에 자주 나가고 경기 남양주시의 보덕사 주지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불상제작과 거액의 시주를 하면서 불교계에도 상당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 L,J,S씨 등 유명연예인들이 무명이던 시절 나이트클럽 출연을 주선해주면서 연예계와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덕중씨는 일찍부터 정치에 뜻을 두고 활동하다 YS와 직접 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슬롯머신사건으로 급속히 몰락했다. 덕진씨는 만기출소 후 사업을 거의 정리하고 은거중이다. 덕일씨도 외부인과의 접촉을 자제하며 호텔경영에만 전념하고 있다. 덕중씨는 정치를 포기하고 사업(원주관광호텔)에 열중하고 있지만 최근의 경제난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5년이 흐른 지금 덕일씨는 자신들도 ‘허구’로 드러나고 있는 문민정부 사정의 희생양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통령은 자신의 정권기반을 다지는 데 우리를 이용했고 홍준표(洪準杓)검사도 정권의 뜻을 확인하고 총대를 멨다”고 주장했다.
<양기대·이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