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고개를 꺾은 초입(初入). 여기저기서 ‘봄의 총성’이 울려퍼진다. 새들은 가벼운 날갯짓으로 봄을 ‘풀무질’하고, 눈꽃이 흘린 눈물자국엔 무수히 ‘봄비늘’이 내려앉았다.
겨우내 갇혀 지낸 계곡의 물은 얼음장 밑을 흐느끼는데, 저 멀리 산마루에선 서러운 산까마귀, 찬바람의 발목을 잡는구나….
맑은 뒤 흐리겠다. 아침 영하5도∼영상3도, 낮 최고기온은 10∼15도. 어제와 비슷.
봄비에 젖은 눈사람이 한탄했다. “우리는 본시 한 몸이건만 어찌 이리 아프게 하는가?”
빗물이 말하였다. “그 옛날 스스로 식솔들의 목을 친 장수를 아느냐. ‘목 없는’ 네 목숨이 다했으니,차라리 내 손으로 베리라….”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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