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돈을 찾아라.’
주민들의 ‘투명관리’가 한 아파트단지의 연간 관리비를 4억원 이상 줄였다.
경기 수원시 구운동 삼환아파트. 지난해 4월부터 16일 현재까지 관리비가 96년에 비해 총 4억2천만원 절감됐다. 이 기간중 1천6백80가구가 가구당 25만원 정도 관리비를 적게 낸 셈.
아파트관리에 대한 주민의 철저감시가 빛난 대목은 ‘정화조 청소’. 96년엔 1백2대의 정화조차가 다녀갔다. 지난해부터 동대표들은 정화조차가 나갈 때마다 꽉 채워 나가는지 일일이 계기판을 확인했다. 결과 정화조차는 31대로 충분했고 2백84만원이 절약됐다.
난방용 경유는 매달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에서 현금구매해 ℓ당 공장도가격보다 최고 58원까지 싸게 샀다. 사용량도 줄여 2억8천만원 절약.
청소 소독 승강기관리 등 용역업체들과 계약할 때마다 공개입찰을 거쳤다.화재보험은 전년도에 비해 30% 낮은 금액으로 계약했다. 또 곤돌라이용비 주말시장운영비 등 잡수입은 모두 특별수선충당금으로 적립했다.
지난해 2월 난방비 인상으로 관리비가 급증한 것을 이상히 여긴 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의를 새로 구성, 관리비 내용을 내집살림처럼 꼼꼼히 점검해온 지 1년. 이젠 다른 아파트단지에서도 절감 비결을 종종 물어온다.
입주자대표회의 박천우(朴千佑·45·장안전문대 교수)회장은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지 않고 정직하게 운영한 결과”라며 “관리비를 도둑맞고 있지 않은지 주민들이 따지고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