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비자금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는 21일 청와대 배재욱(裵在昱)사정비서관이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명예총재측에 김차기대통령의 비자금 관련자료를 전달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김용태(金瑢泰)청와대 비서실장을 방문해 조사했다.
김비서실장은 검찰조사에서 “배비서관이 김차기대통령 일가족의 금융관련자료를 조사한 사실을 사전에 전혀 몰랐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김광일(金光一)전청와대 비서실장을 20일 밤 조사했다.
김전실장은 김비서실장과는 달리 “95년 말부터 김차기대통령 친인척의 금융계좌를 조사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문종수(文鐘洙)민정수석도 김차기대통령 친인척의 금융계좌를 조사했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차기대통령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에게서 92년 대선자금으로 받았다고 시인한 20억원 이외에 한나라당이 추가로 받았다고 주장한 6억3천만원의 출처를 확인했다.
6억3천만원중 △3억원은 91년1월 노전대통령측이 관리하던 민경애 명의의 가명계좌에서 인출돼 당시 평민당 사무총장 명의의 계좌에 들어갔고 △3천만원은 91년5월 청와대 경호실에서 발행한 수표가 김차기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씨가 관리하던 이성수라는 가명계좌에 입금됐다. 나머지 3억원은 91년9월 대우그룹이 평민당 사무총장 계좌에 입금했다.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김봉호(金琫鎬)의원은 이에 대해 “특별당비로 받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명예총재가 검찰의 조사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은 이날 “서면조사라도 마치라는 요구에 불응하고 미국으로 출국하는 것은 법조인 출신이라기보다는 자기의 인기관리를 위해 교묘하게 여론을 이용하는 타고난 정치인임을 보여준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측 발표는 이회창 개인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하준우·조원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