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공채로 대표되던 신입사원 채용방식의 큰 틀이 바뀔 전망이다.
각 그룹들은 올해 신규채용을 대폭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그룹 일괄공채 대신 그때 그때 필요인력을 조달하는 수시―개별채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현재과잉인력으로정리해고 몸살을 앓고 있는 기업들은 필요한 부문에서만 신입사원을 채용하되 나중에라도 구조조정이 쉽도록 새로운 채용방식을 모색중이다.
▼그룹공채 줄어든다〓그룹공채는 직종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해 계열사에 ‘분배’하는 선발방식. 경영환경에 맞게 신속하게 인력을 조정해야 할 기업들에는 부담이 된다. 또 일부 계열사 정리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그룹단위의 채용 및 배분은 또다른 해고진통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일부그룹에서는 매년 봄, 가을 두차례 실시하던 그룹공채를 아예 한차례로 줄이거나 그룹공채 비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기존의 70%에 이르던 공채비율을 30%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계열사별 채용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나머지 그룹들도 계열사별 채용을 점차 늘려나가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앞으로 그룹회장실이 폐지되고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이 완전 해소되면 그룹공채 형식 자체가 없어질 것으로 재계 인사담당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룹공채를 추진할 조직이 없고 계열사간 인력교류도 끊기면 그룹이름으로 공개채용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수시―개별채용 늘어난다〓한화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 채용이 확대되면 필요한 인력만 수시로 조달하는 개별채용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SK한화처럼 그동안 인터넷 등을 통해 수시로 인력을 채용해온 그룹들 뿐만 아니라 나머지 그룹들도 수시―개별채용을 점차 늘려나가는 추세.
계열사별 수시채용의 경우 일반적인 능력보다는 해당업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교육비가 많이 드는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
인력구조조정 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었던 일부 기업들은 개별채용시 연봉제를 도입하거나 계약직 고용, 일시 고용 등 개인별로 고용조건을 달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경력사원 채용시에는 이미 개별적으로 고용계약을 맺고 있으며 머지않아 신입사원들도 연봉제 등 개별계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전략도 달라져야〓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경제연구원 양병무(梁炳武)부원장의 조언.
우선 자기가 원하는 직종을 먼저 결정하고 해당 기업의 정보를 수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유망하고 고용증대가 예상되는 분야, 이를테면 벤처기업 같은 곳을 노려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좋다.
앞으로는 기업들이 신규채용보다는 즉시 써먹을 수 있는 경력채용을 선호하기 때문에 직업 경력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대기업만 고집해 취업전선에서 낙오되기 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우선 경력을 쌓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객관적인 자료를 많이 확보해둔다. 사무관리직의 경우에는 어학 컴퓨터 자격증은 기본이다.
〈이영이·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