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석달여 앞둔 요즘 각 자치단체장은 집무실을 비우기 일쑤다. 표를 의식해 각종 단체나 정치권 행사에 참석하느라 밖으로 뛰기 때문이다.
서울 S구청장의 경우 요즘 ‘별’을 보고 출근해 ‘별’을 보고 퇴근한다. 오전4시50분 구민체육센터에서 단전호흡을 지도하는 것으로 시작, 하루 평균 2∼3군데의 행사에 참석하고 퇴근 후에는 상가(喪家)를 돌아다닌 후 자정이 돼야 귀가한다.
2월 한달 내내 단체장들은 각 동을 돌며 대대적인 ‘동정(洞政) 설명회’를 열었다. 이는 원래 새해초에 동사무소를 방문, 업무보고를 받는 행사였으나 주민을 대대적으로 초청해 구청장의 치적을 선전하는 행사가 된 것.
대학 강당을 빌려 8백명이 넘는 주민들을 초청하는가 하면 비싼 예산을 들여 구청장의 업적을 담은 홍보책자를 5천부씩 돌린 곳도 있다.
경기 K시 S시장은 초중고교의 졸업식이 몰려 있는 이달 중순경 아예 1주일동안 장기휴가원을 냈다. 각 학교 졸업식에 얼굴을 내밀고 귀순용사강연회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선거일 60일 이내에 접어들면 선거운동에 큰 제약을 받아 2, 3월이 ‘사전선거운동’의 최적기이기 때문에 더 바쁘다. 재공천을 받기위해 지구당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중앙당 중진급의원을 찾아가는 일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정작 재개발 등 집단민원을 갖고온 주민들이나 결재를 받으러 온 공무원들은 단체장을 만날 수 없어 행정공백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