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재산변동내용을 신고한 국회의원 2백91명중 1백20명의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백63명은 재산이 오히려 늘었고 8명은 변동이 없었다.
○…재력가 의원들의 순위는 다소 바뀌었다. 그동안 부동의 1위였던 김석원(金錫元)의원의 사퇴로 그 자리는 8백72억원을 신고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이 차지했다. 다음은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7백5억원) 자민련 지대섭(池大燮·4백20억원) 한나라당 조진형(趙鎭衡·3백99억원) 자민련 이인구(李麟求·3백70억원)의원 순.
○…반면 국민회의 김종배(金宗培)의원은 2억9천만원을 대출받아 마이너스 1억6천만원이라고 신고, ‘최극빈 의원’이 됐다. 김의원은 이 돈으로 빌라를 구입했다. 다음은 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마이너스 7천만원) 한나라당 제정구(諸廷坵·마이너스 4천7백만원)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마이너스 1천6백만원)의원 등이 뒤를 이었다.
○…‘주식은 손해, 예금은 이익’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인구 김진재의원은 주가하락 등으로 1년사이 각각 24억5천만원과 16억1천만원을 날렸다. 한나라당의 김윤환(金潤煥·3천5백만원) 이해구(李海龜·9백만원)의원과 국민회의 정희경(鄭喜卿·2천8백만원) 김한길(1천8백만원)의원도 적지않은 손해를 봤다. 반면 신영균(申榮均)의원은 현금을 분산 예치해 둔 덕에 오히려 10억원 이상의 이자수익을 올렸다.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의원은 앵커출신인 부인 신은경씨의 방송출연료와 전세해지금을 보태 3억8천여만원짜리 주택을 샀고 국민회의 김한길의원은 탤런트인 부인 최명길씨의 예금이 1억5천만원이 늘었다고 신고, 부인덕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나라당 박주천(朴柱千)의원은 2억1천만원을 부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경제위기 상황에도 대형승용차를 구입하는 풍토는 여전했다. 한나라당 이세기(李世基) 박명환(朴明煥) 박세환(朴世煥), 국민회의 박광태(朴光泰), 국민신당 이용삼(李龍三)의원 등은 다이너스티나 체어맨 등을 새로 구입했다고 신고했다.
한나라당 김영진(金榮珍) 김도언(金道彦) 강재섭(姜在涉) 서정화(徐廷華) 이의익(李義翊), 자민련 김용환(金龍煥), 국민신당 서석재(徐錫宰)의원 등은 1억원이 넘는 골프장회원권을 새로 구입했다고 신고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아예 재산의 증감내용을 수치로 명시하지 않았고 박태준(朴泰俊)총재는 2억8천5백만원이 감소했다고 신고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아들인 국민회의 김홍일(金弘一)의원은 2천5백만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경선주자였던 이한동(李漢東)대표와 최병렬(崔秉烈)의원은 각각 1천3백만원, 5천9백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송인수기자〉
▼ 사법부
○…사법부의 재산변동 신고자 1백15명 중 지난 1년 사이에 재산이 늘어난 사람은 △1억원 이상 10명 △6천만원이상 1억원 미만 20명 △2천만원 이상 6천만원 미만 33명 △2천만원 3명 등 모두 89명.
반면에 재산이 줄어든 사람은 △2억원 이상 감소 1명 △1억원이상 2억원 미만 감소 3명 △6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 감소 2명 등 26명.
○…재산증가 1위는 1억7천3백만원이 증가한 김상기(金相基)서울고법부장판사였으며 재산감소 1위는 2억8천93만원이 줄었다고 신고한 이철환(李鐵煥)광주고등법원장이 각각 차지.
김부장판사는 32평 아파트를 팔고 42평 아파트로 옮기면서 공시지가와 실제 판 값의 차이 때문에 서류상으로만 1억7천3백만원이 늘었다고 신고.
이법원장은 인천 서구에 있는 대지 2백20㎡를 장녀에게 증여하고 예금을 생활비로 사용하는 바람에 2억8천여만원이 줄었다고 설명.
○…이임수(李林洙)대법관은 장녀가 결혼하면서 장녀 명의로 돼있던 명의신탁 예금과 채권을 반환받아 1억3천3백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해 대법관 중에서 재산증가 1위를 차지.
국내 첫 여성고법부장판사인 이영애(李玲愛)대전고법부장판사는 지난해 남편 김찬진(金贊鎭)변호사의 재산을 합쳐 6억2천1백만원이 줄었다고 신고해 재산감소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올해에도 8천8백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신고.
지난해 재산공개에서 3억5천만원이 늘어나 재산증가 1위를 차지했던 김영일(金榮一)창원지법원장은 서울 방배동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공시지가와 실제 매입가의 차이 때문에 1억5천3백만원이 줄었다고 설명.
▼ 행정부
행정부의 1급 이상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대상 6백99명 중 재산이 증가한 공직자는 5백80명, 감소는 1백13명, 변동이 없다고 신고한 공직자는 6명이었다.
이 중 1억원 이상 증가한 공직자가 84명, 1억원 이상 감소한 사람이 11명으로 집계됐다.
재산이 증가한 공직자는 대부분 △부동산 매매차익 △예금이자 △본인 및 배우자의 퇴직금 △재산상속또는증여등을이유로 들었다.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이량(李樑)보스턴 총영사는 선친인 이호(李澔)전법무장관에게서 물려받은 상속재산과 제약회사를 운영하는 장인이 부인에게 증여한 임야 등을 포함해 총 6억4천5백여만원의 재산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6억3천여만원 증가를 신고한 김석현(金錫鉉)아일랜드 대사는 서울 강남의 대지를 처분한 시세차익과 예금이자 때문에 재산이 크게 늘었다.
재산증가 3위인 김완정(金完鼎)산업은행부총재는 은행 예금이자 증가가 주된 변동내용이라고 신고했다.
김정원(金正源)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부인 보유 채권 5억원이 추가돼 4위를 기록했다. 김이사장의 부인은 이밖에도 시가 산정은 되지 않았지만 다이아몬드반지 진주반지 목걸이 롤렉스시계 등 다수의 보석류와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화백의 산수화도 ‘증가재산’으로 등록했다.
○…96년에 이어 재산이 가장 많이 준 것으로 기록된 박종식(朴鍾植)수협중앙회장은 32억6천2백여만원이 감소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박회장은 선박 매입금 31억9천여만원을 계상하지 않아 실제 감소액은 7천1백28만5천여원이었다.
각료 중에는 임창열(林昌烈)경제부총리 등 20명의 재산이 늘었고 고건(高建)총리 등 4명이 줄었다.
취임 직후 13억3천7백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고총리는 본인과 배우자의 예금 2천8백여만원이 줄어 각료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장관급 중 재산증가 1위를 기록한 오인환(吳隣煥)공보처장관은 제과점을 경영하는 부인의 예금증가와 골프장회원권 값의 상승 등으로 1억4천4백여만원이 늘었다.
차관급 중 1위인 김경회(金坰會)철도청장은 본인과 배우자의 금융기관 보증금예치 및 예금이자 등으로 재산증가가 4억7천만원을 넘었다. 그러나 서초구 방배동 소재 전세보증금 3억원을 추가로 내 총 2억7백여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부식(李富植)과학기술처차관은 8천1백만원으로 가장 많은 감소를 보였다.
○…청와대비서실에서는 조홍래(趙洪來)전정무수석이 상속금 조의금 퇴직금 등으로 2억1천만원이 늘어 최고증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