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이 지나고 여름이 시작되어도/봄은 오지 않았다 복숭아나무는/채 꽃 피기 전에 아주 작은 열매를 맺고/不妊의 살구나무는 시들어갔다’(이성복의 ‘1959년’에서). 수은주론 완연한 봄. 허나, 도시인의 가슴은 아직 겨울. 춥기만 하다. 아침 영하3도∼영상7도, 낮 9∼16도. 봄 햇볕 따갑게 비추어도 거리엔 겨울 외투 벗을줄 모르는 이들….
산과 들은 온통 연두색. 메마른 땅 위로 꽃과 나무 한창 아귀트고 있다. 다음 주부터 진달래와 개나리가 꽃봉오리를 터뜨린다고. ‘봄의 전령’인 후투티와 종달새는 이미 지저귀기 시작. 경남 통영에서는 여름철새인 왜가리의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는 희한한 일도. 중부지방은 맑은 봄하늘, 영서지방엔 아침에 안개 끼는 곳 있겠다. 남부지방엔 구름 떠다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