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9일]봄비 촉촉…목 축인 들녘 「기지개」

  • 입력 1998년 3월 8일 20시 03분


엘 니뇨. ‘신의 아들’이란 뜻의 스페인어. 한자로는 ‘천자(天子)’인 셈. 이 천자의 입김은 온누리에 켜켜마다 미친다. 커피 재배지에 가뭄을 불러 전세계 커피값을 올려놓는가 하면 파나마운하의 수위를 낮춰 화물선 출입이 통제되기도 한다.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에서는 따뜻한 겨울로 골프시즌이 일찍 시작된다. 골프광에겐 ‘천자의 성은(聖恩)’인 셈. 우리나라에선 여름에 서늘, 겨울에 따뜻해진다. 냉난방비를 줄일 수 있으니 이 또한 성은.

엘니뇨가 일찍 데리고온 봄. 아침 3∼7도, 낮 5∼15도. 어제는 신경통 앓는 이들 뼈마디 쑤셨으리라. 젖먹이들은 입술을 ‘투루루’ 떨며 침을 뱉어내는 투레질을 많이 했을게고. 둘다 비 소식을 전하는 인체시계. 오후 들어 전국에 봄비 내린다는 기상청의 예보.

〈이성주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