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논의된 윤리강령 개정방안은 법관은 고교 선후배나 같은 법원에 판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재판할 수 없도록 했다.
개정방안은 또 판사는 친족이나 가까운 친지를 제외한 타인에게 변호사를 소개 또는 법률적 조언을 하거나 구체적인 사건을 협의하기 위해 당사자 변호인 등 이해관계인과 사적인 접촉을 할 수 없도록 했다.또 그동안 법조비리의 핵심으로 거론돼온 전관예우(前官禮遇·전직 법관이 변호사 개업을 했을 경우 한동안 우대해주는 관례)를 없애기 위해 학연 지연 등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에 대해서는 판사가 재판을 회피하도록 했다.이와 함께 법관은 변호사 등에게서 돈을 빌리는 등의 경제적 거래를 할 수 없고 외부인사에게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각종 표창의 부상(副賞) △가족의 사업과 관련된 선물 등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개정되는 윤리강령에는 △변호사와의 금전관계 △법관의 대외적 활동 △재산의 취득 및 관리 △정치활동 등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규정을 마련할 것”이라며 “각 규정의 배경설명이나 해설, 쟁점별 구체적 사례는 대법원 예규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날 ‘검사와 변호사의 법관면담 지침’도 고쳐 검사와 변호사가 판사실로 찾아가는 것을 금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변호사의 개업인사 또는 검찰의 인사이동 때 이뤄지는 의례적인 방문도 모두 금지된다.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실에 법관에 대한 감사업무와 재산등록업무를 관장하는 보직을 신설하거나 독립적인 감사기구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윤관대법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훈시를 통해 “앞으로는 직무상 청렴성과 공정성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불공정하거나 편파적이라는 의심을 살 만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조원표기자〉